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들면 어김없이 가슴이 철렁한다.
에어컨 한 번 제대로 못 튼 것 같은데 어떻게 이 금액이 나오는 건지. 그냥 끄고 자야 하나, 선풍기만 써야 하나, 지금 이 계절에 이게 무슨 고민인가 싶다가도 또 청구서를 보면 손이 저절로 리모컨에 얹혀진다.
근데 에어컨을 사실상 눈치 없이 틀어도 되는 가구가 있다.

전기요금 복지할인이 뭔가 — 핵심부터
한국전력공사가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어주는 제도다.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정액할인: 매달 일정 금액이 고지서에서 차감된다. 생계·의료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대상.
정률할인: 해당 월 전기요금의 일정 비율만큼 깎아준다. 다자녀·대가족·출산가구, 생명유지장치 사용 가구가 해당.
그리고 이 제도에는 여름이 따로 있다.
7~9월에는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걸 감안해 정액할인 한도가 올라간다. 그러니까 여름에 더 쓰면 더 깎아준다는 뜻이다.
아, 근데 가장 중요한 게 있다.
신청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자동으로 적용되는 제도가 아니다. 조건이 맞아도 내가 직접 신청해야만 혜택이 시작된다.
대상별로 얼마나 깎아주나
여기서 정액할인부터 정리해보면 이렇다.
| 대상 | 평시 한도 | 여름철(7~9월) 한도 |
|---|---|---|
| 생계·의료수급자 / 심한 장애인 / 국가유공자 1~3급 등 | 월 16,000원 | 월 20,000원 |
|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 월 10,000원 | 월 12,000원 |
| 차상위계층 | 월 8,000원 | 월 10,000원 |
생계·의료수급자나 장애 정도가 심한 분들이라면 연간으로 따지면 약 20만 원 넘게 절감된다. 적다면 적지만, 신청 하나로 얻을 수 있는 돈으로는 꽤 된다.
정률할인 쪽은 좀 다르다.
자녀가 3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 가구원 5인 이상 대가족, 출생일로부터 3년 이내 영아가 있는 출산가구는 해당 월 전기요금의 30%를 감면 받는다. 단 월 16,000원 한도.
여기서 하나 짚고 가면 — 정률할인에서 다자녀·대가족·출산가구는 여름철 한도 상향이 없다. 그냥 연중 30%에 월 16,000원 한도로 고정이다. 정액할인 대상들만 여름에 한도가 올라간다.
아니, 정확히는 그게 오히려 더 유리한 케이스도 있다. 예를 들어 생계급여 수급자인데 3자녀 가구라면 정액할인과 정률할인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정액 16,000원이 먼저 차감되고,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깎아준다.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생명유지장치 사용 가구 — 이걸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
산소발생기, 인공호흡기 같은 호흡기 장치를 사용하는 가구는 정률할인 30%에 한도가 없다.
다른 정률할인 대상은 월 16,000원 한도가 있는데, 생명유지장치 가구는 그 한도 자체가 없다. 전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절감 금액이 커진다.
한국전력공사 복지할인 안내를 직접 확인해봤는데, 이 케이스를 아예 모르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내용이 나온다. 가족 중에 해당하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신청부터 해야 한다.
신청하는 방법 — 세 가지 중 편한 걸로
온라인이 가장 빠르다. 한전ON(online.kepco.co.kr)에 로그인한 뒤 ‘민원신청’ → ‘복지할인 신청’으로 들어가면 된다. 공공마이데이터 연계로 행정정보 자동 확인이 되니까 별도 서류 없이 신청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전화는 123 (국번 없이, 24시간). 고객번호와 본인 인적사항 준비하면 된다.
방문은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한전 직접 방문 안 해도 주민센터에서 한전 연계로 처리된다.
필요 서류는 전기요금 고지서(고객번호 확인용)와 신분증이 기본이고, 추가로 수급자 증명서·장애인등록증·국가유공자증 같은 자격 증명서를 챙기면 된다. 다자녀·대가족은 주민등록번호만으로 간편 신청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신청하고 끝이 아닌 것들
이사가 가장 큰 함정이다.
이사하면 기존 복지할인은 자동으로 끊긴다. 새 주소지에서 다시 신청해야 이어진다. 이걸 몰라서 몇 달치 혜택을 그냥 날린 경우가 꽤 많다.
차상위계층도 하나 짚어두면 — 차상위계층은 기초수급자와 다르다. 별도의 차상위계층 확인서를 먼저 발급받아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자동으로 잡히지 않는다.
출산가구는 아이 출생일로부터 3년간 유지되는데, 처음 신청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셋째 출산 때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에너지바우처랑 중복되는 건가
된다.
에너지바우처는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등을 살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별개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고, 한전 복지할인과는 주관 기관도 다르고 지원 구조도 다르다.
기초수급자 중 세대원에 노인·영유아·장애인·임산부·중증질환자가 포함되면 에너지바우처도 받을 수 있다. 두 제도를 동시에 신청하면 연간 37~40만 원 절감 효과가 난다고 한다.
에너지바우처 2026년 신청은 6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이미 시작됐다. 복지로(bokjiro.go.kr) 또는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 두 가지를 같이 챙기는 방법은 2026년 에너지바우처 신청 대상·금액·방법 총정리에 정리해뒀다.
더울수록 에어컨 리모컨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는 여름인데,
신청 한 번으로 여름 3개월 전기요금이 달라진다면 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