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옆면에 포스트잇 하나가 넉 달째 붙어 있다. ‘청년월세 지원 5/29까지. 소영이한테 말하기.’
봄에 동네 친구네 둘째가 회사 근처로 방을 얻었다길래 적어둔 거였다. 말은 전했고, 신청도 했고, 결과는.. 9월에 문자로 왔단다. 안 됐다고. 소득 기준에 걸렸다고. 메모를 떼려다 손이 멈췄다. 지난주 뉴스에서 본 ‘월급 154만 원에서 274만 원으로’라는 숫자가 스쳐가서. 떼지 말고 고쳐 써야겠다 싶어 공식 자료를 다시 열었다.
청년월세 지원, 올해 떨어진 사람 대부분이 걸린 한 줄
제일 먼저 확인한 건 날짜였다. 혹시 지금이라도 되나 싶어서. 안 된다. 2026년 국토부 청년월세 지원사업 신청은 3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였고, 선정 결과는 9월에 나와 5월분부터 소급 지급되는 구조였다(2026년 9월 말 복지로 공지 기준).
대신 반가운 게 하나 있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 사업이 2026년부터 한시 사업에서 계속사업으로 바뀌었다. 매년 신규 수혜자를 뽑는다는 얘기다. 2차 때 있던 청약통장 가입 요건도 없어졌다. 그러니까 올해 놓쳤어도 문이 닫힌 건 아니다. 내년 봄 공고가 뜨기 전에 조건을 미리 대보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자 제일 쓸모 있는 일이다.
기본 틀은 이렇다.
- 만 19~34세, 부모와 따로 사는 무주택 청년 (올해는 1991~2007년생)
- 빌린 집에 전입신고까지 마친 상태
- 월 최대 20만 원 × 최대 24개월, 생애 1회 (최대 480만 원)
- 실제 낸 월세 안에서만. 관리비·보증금은 빠진다
월세가 15만 원이면 15만 원만 나온다. 20만 원을 채워주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문제의 한 줄. 소득·재산 기준이다.
| 구분 | 소득 | 재산 |
|---|---|---|
| 청년가구(본인·배우자) |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 약 1억 2,200만 원 이하 |
| 원가구(청년+부모) |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 4억 7,000만 원 이하 |
1인 청년가구로 치면 월 154만 원 선이다. 사회초년생 월급으로도 빠듯하게 넘기 쉬운 숫자. 매일신문 보도를 보면 부산 탈락자의 89.1%가 소득 기준 초과였다. 소영이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근로소득에는 일정 비율 공제가 들어가서 월급이 이 선을 조금 넘는다고 바로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데, 공제 방식은 안내 페이지마다 표현이 달라서 여기엔 숫자를 안 적어둔다.

부모 소득까지 보느냐는 서른에서 갈린다
소영이가 신청하면서 “엄마 아빠 정보도 넣으래” 했다는 말을 듣고 좀 의아했었다. 따로 사는데 왜? 찾아보니 만 30세 미만 미혼이면 부모까지 묶은 ‘원가구’ 심사를 한 번 더 받는다. 복지로 안내에도 30세 미만 미혼자만 부모를 추가로 입력하라고 돼 있다.
반대로 부모 소득을 안 보는 경우는 네 가지다.
- 만 30세 이상
- 혼인한 적이 있는 청년 (이혼 포함)
- 미혼부·미혼모
- 30세 미만 미혼이라도 본인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상이라 따로 생계를 꾸린다고 인정받은 경우
계산기를 꺼내봤다. 청년 1명에 부모 2명이면 원가구는 3인 가구다. 2026년 3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이 월 5,359,036원이니(보건복지부 고시), 부모님 소득까지 합쳐 월 약 536만 원 안쪽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맞벌이 부모면 여기서 걸리는 집이 꽤 되겠다 싶었다. 스물여섯과 서른하나가 같은 월세를 내도 심사표가 다르다.
집 조건에서 빠지는 경우도 따로 있다.
- 부모·조부모·형제 등 2촌 이내 가족 명의 집을 빌린 경우
- LH 행복주택 같은 공공임대에 사는 경우
- 한 방에 여럿이 사는 방 공유, 전대차
- 지자체 청년월세를 지금 받고 있는 경우 (끝난 뒤에는 신청 가능)
부모님 명의 오피스텔에 월세를 꼬박꼬박 내도 안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서류상 월세든 아니든 상관없이.
주거급여를 받는 청년도 신청은 된다. 다만 20만 원 한도에서 주거급여액을 빼고 준다(서울청년포털·부산청년플랫폼 안내 기준). 주거급여 쪽이 이미 크면 추가로 받을 게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주거급여 조건이 궁금하면 전에 주거급여 2026 세입자 조건 찾아본 걸 같이 보면 된다.
지자체 사업과도 고민이 갈린다. 서울시 청년월세지원은 만 39세까지 되는 대신 월 20만 원 × 12개월, 추첨이다. 국토부 사업은 34세까지인데 24개월. 인천은 국토부 대상에서 빠지는 만 35~39세를 따로 챙긴다. 둘을 동시에 받을 수는 없으니 기간과 소득 문턱을 놓고 하나를 골라야 한다. 나라면 나이가 되는 한 24개월 쪽부터 볼 것 같다.

내년 발표안, 아직 도장은 안 찍혔다
그럼 뉴스에서 본 274만 원은 뭐였나. 국토교통부가 9월 21일 ‘주거안정플랜’에서 내놓은 내년 계획이다. 보도(한국경제·매일신문, 2026-09-21)로 확인한 내용을 올해 기준 옆에 놓아봤다.
| 항목 | 2026년 기준 | 2027년 정부 발표안 |
|---|---|---|
| 청년가구 소득 | 중위소득 60% (1인 월 154만 원) | 중위소득 100% (1인 월 274만 원) |
| 근로소득 공제 | 적용 | 폐지 예정 |
| 지원 기간 | 최대 24개월 | 차상위 이하 48개월(최대 960만 원) |
| 부모 소득·재산 기준 | 적용 | 유지 |
수혜 규모도 연 24만 명으로 늘리고, 내년 예산은 2,319억 원, 신규 모집은 2027년 상반기로 잡혀 있다. 소영이 얼굴부터 떠올랐다. 이 정도면 되겠네.
근데 이건 발표안이다. 8월 13일 정책브리핑 보도설명에서는 “2027년 청년월세 소득요건 및 지원금액은 확정된 바 없다”고 했고, 9월에 정부 계획으로 나오긴 했지만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세부 공고가 나와야 진짜다. 2026년 9월 말 기준이니, 이후 바뀔 수 있다는 걸 메모 귀퉁이에 적어뒀다.
공고 전에 해둘 수 있는 건 따로 있었다. 화성시 공고를 보니 신청 때 임대차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 월세 이체 내역 같은 걸 낸다. 월세를 현금으로 건네고 있으면 내년 신청 때 증빙이 곤란해진다. 지금부터 계좌이체로 남기는 게 제일 싼 준비다. 전입신고가 안 돼 있으면 그것도. 헷갈리면 청년월세 콜센터 1599-0001로 물어보면 된다.

소득 기준만 넓어지면 소영이는 당연히 되는 줄 알았다. 따져보니 순서가 반대였다. 스물여섯 미혼인 소영이가 먼저 넘어야 할 건 본인 월급이 아니라 부모님까지 합친 원가구 기준이고, 그건 내년 발표안에서도 그대로다. 공제가 없어지면 274만 원도 월급 명세서에 찍힌 숫자 그대로 들어간다.
그래서 포스트잇을 새로 썼다. ‘내년 상반기 공고. 부모님 소득 먼저.’
소영아, 봄에 한 번 더 보자. 이번엔 네 월급 말고 엄마 아빠 거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