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도 자녀장려금 받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는 언니가 툭 던진 말이었다. 애 둘 키우는 집인데 얼마 전에 통장으로 100만 원 넘게 들어왔다고. 근로장려금이랑 자녀장려금을 같이 신청했더니 그렇게 됐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어정쩡하게 웃었다. 받는지 안 받는지도 모르니까. 우리 집은 맞벌이도 아니고 외벌이인데,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이라는 게 우리 같은 집도 해당이 되는 건가. 집에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계속 그 생각을 굴렸다. 그래서 밤에 아이 재우고 앉아서, 소득이랑 재산 조건부터 하나씩 우리 집에 대입해봤다.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이름은 붙어 다니는데 받는 조건이 다르더라
먼저 헷갈린 게 이거였다. 둘을 한 덩어리로 불러서 세트인 줄 알았는데, 받는 조건이 서로 다르다.
국세청 안내를 보면, 근로장려금은 “일은 하지만 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사업자 가구”에 주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 제도다. 핵심은 딱 하나. 일해서 번 소득이 있어야 받는다. 근로소득이든 사업소득이든, 벌어들인 게 0원이면 못 받는다. 대신 배우자도 자녀도 없는 단독가구여도 조건만 맞으면 받을 수 있다.
자녀장려금은 결이 좀 다르다. 저소득 가구의 자녀 양육을 돕는 제도라,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어야 받는다. 자녀 없는 집은 아예 대상이 아니고. 대신 소득 기준이 근로장려금보다 훨씬 넉넉하다. 총소득 7,000만 원 미만이면 신청 대상이 되는데, 근로장려금은 못 받는 소득이어도 자녀장려금은 받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우리 집처럼 아이가 있는 집은 여기서 좀 안심이 됐다. 두 개를 동시에 신청하고 동시에 받을 수 있으니까. 자녀 있는 저소득 가구면 근로장려금 더하기 자녀장려금을 함께 받는 구조다. 엘리베이터 언니가 100만 원 넘게 받았다던 게 이거였구나 싶더라.

우리 집은 홑벌이일까 맞벌이일까, 그거부터 헷갈렸다
조건표를 보다가 제일 먼저 막힌 게 “가구 유형”이었다. 단독, 홑벌이, 맞벌이로 나뉘는데 우리 집이 어디 들어가는지부터 확실치가 않았다.
국세청 기준으로 단독가구는 배우자도, 18세 미만 부양자녀도, 70세 이상 직계존속도 다 없는 집이다. 홑벌이가구는 배우자의 총급여액 등이 300만 원 미만이거나, 배우자 없이 부양자녀나 70세 이상 부모를 모시는 집. 맞벌이가구는 나랑 배우자가 각각 연 300만 원 이상 버는 집이다.
여기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완전히 거꾸로 생각했다. 부부 둘 다 일하면 무조건 맞벌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한 사람이 연 300만 원을 못 넘기면 둘 다 벌어도 홑벌이가구로 잡힌다. 우리 집은 내가 파트타임으로 조금씩 벌긴 하는데 연 300만 원엔 한참 못 미친다. 그럼 맞벌이가 아니라 홑벌이라는 얘기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가구 유형에 따라 소득 기준선이 아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근로장려금 총소득 기준금액은 가구 유형별로 이렇게 갈린다. 아래 금액보다 낮아야 신청 대상이 된다.
| 가구 유형 | 총소득 기준금액 |
|---|---|
| 단독가구 | 2,200만 원 미만 |
| 홑벌이가구 | 3,200만 원 미만 |
| 맞벌이가구 | 4,400만 원 미만 |
2025년 세법 개정으로 맞벌이가구 총소득 기준이 완화돼서 4,400만 원까지 올라갔다더라. 나처럼 홑벌이로 잡히면 3,200만 원선이 기준이고. 그러니까 언니한테 “우리 맞벌이라 안 될 걸” 하고 지레 포기했으면 오히려 놓칠 뻔했다. 우리 집이 어느 유형인지부터 정확히 봐야 하는 이유가 이거였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신청 자격을 가르는 ‘총소득’과 실제 지급액을 계산하는 ‘총급여액 등’은 국세청에서 서로 다른 개념으로 쓴다. 이자·배당·연금까지 합산하는 방식이라 세부 계산은 개인마다 달라지는데, 여기까지 내가 정확히 확정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이 기준표는 “우리 집이 후보인지” 거르는 용도로만 보고, 실제 판정은 뒤에 나오는 홈택스 모의계산으로 넘겼다.
소득만 넘어가면 끝인 줄 알았는데, 재산에서 또 걸리더라
소득 조건만 보고 “어, 우리 집 될 것 같은데” 하고 넘어가려다 재산 요건에서 다시 멈췄다.
재산 합계액이 2억 4,000만 원 미만이어야 신청이 된다. 2.4억 원 이상이면 소득이 아무리 낮아도 대상에서 빠진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한 번 더 나뉜다. 1억 7,000만 원 미만이면 산정된 장려금을 100% 받고, 1.7억 원 이상 2.4억 원 미만이면 딱 절반, 50%만 준다. 기준일은 신청 연도 직전 해 6월 1일이라, 2025년 귀속분은 2025년 6월 1일 현재 재산을 본다.
문제는 뭐가 재산에 들어가느냐다. 주택, 토지, 건물에 전세보증금, 예금, 자동차까지 가구원 전체 재산을 다 합친다. 전세보증금이 잡힌다는 대목에서 좀 뜨끔했다. 우리처럼 전세 사는 집도 그 보증금이 고스란히 재산으로 들어가니까.
그리고 제일 억울한 게 이거였다. 부채는 안 빼준다. 전세보증금 마련하려고 받은 대출이 있어도, 재산에서 그 빚을 차감해주지 않는다. 대출 잔뜩 안고 사는데 통장엔 돈이 없는 집이, 서류상 재산은 높게 잡혀서 탈락하는 경우가 여기서 나온다. 읽으면서 “이건 좀 그렇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리 집도 전세보증금 넣고 계산하니 생각보다 재산이 훅 올라가더라.

그래서 얼마 받고, 어떻게 신청하나
조건을 다 통과했으면 다음은 “그래서 얼마인데”다. 근로장려금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165만 원, 홑벌이가구 285만 원, 맞벌이가구 330만 원이다. 우리 집은 홑벌이니까 최대 285만 원선이 천장인 셈.
그런데 소득이 낮다고 무조건 많이 주는 건 아니었다. 산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소득이 아주 적은 구간에선 오히려 적게 주다가(일할수록 유리하게 설계해서 그렇다), 어느 지점에서 최대치를 찍고, 소득이 더 높아지면 다시 줄어들어 0원으로 내려간다. 그래서 “우리 집 소득이면 정확히 얼마”인지는 구간 경계마다 달라져서, 나도 대략 감만 잡고 정확한 금액은 계산기에 맡겼다.
자녀장려금은 자녀 1명당 최대 10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금액은 소득 구간에 따라 감액되고 세부 상·하한은 개인마다 달라진다. 그래서 이건 반드시 홈택스 장려금 미리보기(모의계산)로 확인하는 게 맞다. 소득이랑 자녀 수를 넣으면 우리 집 예상 금액이 바로 나온다. 나도 이걸로 돌려보고 나서야 “아 우리도 후보구나” 하고 감이 왔다. 자녀 있는 저소득 가구라면 학기 중에 챙길 다른 지원도 있으니, 교육급여·교육비 지원도 같이 확인해두면 좋다.
신청 시기는 정해져 있다. 정기신청은 매년 5월 1일부터 6월 1일까지. 2025년 귀속분은 2026년 5월에 신청해서 8~9월쯤 지급되는 흐름이다. 이 기간을 놓치면 6월 2일부터 12월 1일까지 기한 후 신청이 가능하긴 한데, 산정액이 감액될 수 있으니 정기신청 기간을 지키는 게 낫다. 근로소득자는 반기신청도 선택할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여러 가지다.
- 홈택스(PC·모바일)에서 본인인증 후 ‘장려금’ 메뉴로 신청
- 손택스 앱에서 안내문 QR 스캔으로 바로 신청
- ARS 전화 1544-9944 (스마트폰 어려운 어르신에게 제일 쉽다)
- 장려금 상담센터 1566-3636에서 상담원 도움받아 신청
여기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게, 안내문 안 왔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거다. 국세청이 대상자에게 카톡이나 문자로 안내문을 보내는데, 대상인데도 안내문이 안 오는 경우가 있다. 조건만 맞으면 안내문 없이도 홈택스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급받을 본인 명의 계좌를 꼭 등록해야 한다. 타인 명의나 압류된 계좌로는 못 받고,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 계좌는 미리 이체 가능한지 확인해두는 게 안전하다.
우리 집은 결국 홈택스 모의계산까지 돌려보고, 신청 대상 후보라는 걸 확인했다. 엘리베이터에서 어정쩡하게 웃던 게 며칠 전인데, 이제는 5월 되면 뭘 눌러야 하는지 손끝에 남았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