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에 청약통장 자동이체 알림이 떴다. 매달 이맘때 뜨는 그 알림. 근데 이번엔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한참 들여다봤다. 옆에서 아는 언니가 “이제 25만원씩 넣어야 1순위 된다더라” 하는 말을 듣고 온 참이었거든. 그래서 앱을 켜서 내 통장을 다시 봤다. 십몇 년 넣어온 주택청약종합저축인데, 정작 청약통장 관리법을 한 번도 제대로 정리해본 적이 없었다.
매달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 그게 이 글의 출발이었다. 그런데 찾다 보니 그 질문 자체가 반쪽짜리였다.
매달 얼마 넣지, 이 질문부터 반으로 갈렸다
25만원. 이 숫자가 요즘 청약통장 이야기의 중심이다. 국토교통부가 월 납입 최대 인정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고,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2024년 11월 1일부터 도래하는 납입 회차부터 적용된다. 그러니까 25만원씩 5년, 60회를 채우면 1,500만원이 인정 저축액이 되는 셈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도 “그럼 나도 25만원으로 올려야겠네” 했다.
아니었다. 좀 더 파보니 이 질문은 내가 민영주택을 노리느냐 국민주택을 노리느냐부터 갈렸다. 매달 인정 금액이 중요한 건 국민주택(LH·SH 같은 공공, 전용 85㎡ 이하) 이야기고, 브랜드 아파트 같은 민영주택은 매달 얼마 넣었는지를 아예 안 본다. 민영은 통장에 쌓인 예치금 총액만 본다. 이걸 모르고 무작정 25만원씩 넣으면, 민영만 노릴 사람 입장에선 그냥 통장에 돈을 묶어두는 것뿐이다.
청약통장 25만원을 매달 꽉 채워야 하는지는 전에 따로 정리해둔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여기선 관리법 전체 흐름으로 넘어간다.

민영은 예치금, 국민은 납입횟수
앱 화면을 보다가 제일 먼저 정리해야 했던 게 이 둘의 차이였다. 이름은 하나(주택청약종합저축)인데 청약할 집에 따라 통장을 보는 눈이 완전히 다르다.
민영주택은 지역·면적별 예치금 총액만 채우면 된다. 한 번에 몰아넣어도 되고, 모집공고일 전까지만 통장에 들어 있으면 된다. 반면 국민주택은 매달 정해진 날에 넣은 횟수가 중요하다. 한 번에 목돈을 넣어도 1회 납입으로만 인정될 수 있어서, 국민주택을 노린다면 꾸준히 넣는 게 핵심이다. HUG 주택청약도우미의 예치금 기준표를 보면 민영 예치금이 지역·면적별로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 내가 사는 지역과 청약할 집 면적 기준으로 아래처럼 나뉜다.
| 전용면적 | 서울·부산 | 기타 광역시 | 기타 시·군 |
|---|---|---|---|
| 85㎡ 이하 | 300만원 | 250만원 | 200만원 |
| 102㎡ 이하 | 600만원 | 400만원 | 300만원 |
| 135㎡ 이하 | 1,000만원 | 700만원 | 400만원 |
| 모든 면적 | 1,500만원 | 1,000만원 | 500만원 |
서울 사는 사람이 서울 전용 84㎡ 아파트에 청약한다면 300만원만 채우면 예치금 요건은 끝이다. 한 번에 넣어도 된다는 뜻. 이걸 알고 나니 내가 왜 여태 매달 금액에만 신경 썼나 싶었다. 국민주택은 또 다른데, 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역이면 24회 이상 납입이 필요하다더라. 결국 “매달 얼마”라는 질문의 답은 내가 어느 쪽 집을 노리느냐에 달려 있었던 거다.
1순위 가입기간도 지역별로 다르다. 수도권은 가입 후 12개월, 수도권 밖은 6개월, 투기과열·청약과열지역은 24개월에 세대주 요건까지 붙는다. 다만 규제지역 지정은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니까, 특정 지역이 지금 규제지역인지는 청약 넣을 때 모집공고문에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돈만 넣어두면 알아서 되는 줄 알았다
여기서 내가 진짜 놓치고 있던 걸 발견했다. 소득공제 얘기다.
무주택 세대주면 청약통장 납입액으로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조세특례제한법 제87조를 보면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무주택 세대의 세대주(또는 그 배우자)가 대상이고, 납입액 연 300만원 한도로 그 40%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한다. 한도가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라간 건 2024년 귀속분부터라, 월 25만원씩 열두 달 넣으면 딱 300만원 한도가 채워진다. 소득공제 하나만 놓고 보면 25만원이 딱 떨어지는 숫자인 셈이다.
그런데 넣어두기만 해서는 공제가 붙지 않았다. 은행에 무주택확인서를 내야 공제 대상으로 등록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소득공제 적용 과세기간의 다음 연도 2월 말까지 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걸 몰라서 몇 년째 그냥 넣기만 한 사람이 많다더라. 나도 솔직히 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은행 앱에서 확인해봐야 할 항목 하나가 늘었다.

가점은 미리 손쓸 게 통장뿐이더라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에 무주택기간(최대 32점), 부양가족 수(최대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대 17점) 세 가지로 매겨진다. HUG 주택청약도우미에서 항목별 배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표를 보다가 좀 허탈했다. 무주택기간이나 부양가족 수는 지금 당장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나. 시간이 지나야 오르는 점수다.
그나마 미리 손쓸 수 있는 유일한 항목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었다. 이건 통장을 일찍 만들어두는 것만으로 점수가 쌓인다. 전환하거나 명의변경을 해도 최초 가입일 기준으로 봐준다. 그래서 아이 통장이라도 일단 만들어두라는 말이 나오는 거였다. 2024년 개편으로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최대 3점까지 합산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맥락이다. 배우자 가입기간 합산은 청약 가점 관리법을 다룬 글에서 따로 짚어뒀다.
청년이라면 얘기가 하나 더 붙는다. 만 19~34세에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이면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기존 통장을 전환해도 순위기산일은 유지된다. 금리가 일반 통장보다 우대되고, 진짜 가치는 대출 연계에 있다는 설명이 많았다. 1년 이상 가입하고 1,000만원 이상 납입 실적이 있으면 청약 당첨 후 분양대금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소득·자산·주택가격 상한 같은 세부 요건은 해마다 바뀌니까 정확한 건 기금e든든에서 확인하는 게 낫다.
참, 하나 더. 당첨됐다고 통장을 바로 해지하면 낭패 볼 수 있다. 계약금 마련하려 미리 해지했는데 부적격 당첨자로 판명되면 통장은 이미 없고 청약도 취소되는 이중 낭패라, 정당 계약서를 받고 나서 해지하는 게 안전하다는 이야기다. 청년주택드림 통장은 대출 연계 때문에 당첨돼도 유지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고.
정리하려다 보니 결국 청약통장 관리법이란 게 별것도 없었다. 내가 어느 집을 노리는지 먼저 정하고, 그에 맞게 예치금이나 납입횟수를 채우고, 무주택확인서 챙기고, 가입기간은 일찍 시작하는 것. 알림 한 번 넘기지 않고 들여다본 값은 했다.
앱부터 다시 열어봐야겠다.